영화 랑종 (해석 후기)

<랑종>의 스포는 전혀 의미 없다? 영화를 알고 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포영화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안보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연히 보았던 공포영화를 꼽으라면 어릴 적 소름 돋게 무서웠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았던 "셔터"와 신선한 공포의 충격을 주었지만 의미를 찾으면서 보게 되었던 "곡성"이 있습니다. 이럴 수가, 그 두 감독이 만났다는데 안 볼 수가 있겠습니까? 나오자마자 바로 보게 되었습니다. 포스팅까지는 안 쓰려고 했지만 솔직한 후기로 내용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영화에 나오는 기괴한 상황과 장면이 무엇을 암시하는지도 나름 추측해 보았으니 꼭 참고해 주세요. (주관적인 생각이라서 가볍게 봐주세요.)

 

1. 영화 랑종의 소개

랑종 영화 포스터 (7월 15일날 영화관에서 시청)

▶ 전 세계가 주목한 만남 <곡성> 나홍진 제작 x <셔터> 반종 피산다니쿤 연출, 2021년 7월 14일 개봉 영화

- 현재 평점은 4.7 정도로 여성분들에게 평점 테러를 맞은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리고 호불호가 상당히 강한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랑종 나홍진 감독 x 반종 피산다니쿤 감독

▶ 촬영 기법 : 다큐멘터리 형태로 흘러가는 <페이크 다큐> 형식을 취한 영화

-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연출된 영화라는 사실을 모르고 봐서인지 처음에는 좀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미리 인지하고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랑종 주인공

▶ 랑종 출연(주인공) : 나릴야 군몽콘켓<밍>, 싸와니 우툼마<님>

- 처음 랑종 영화를 보다 보면 '밍'(나릴야 군몽콘켓)의 외모에 푹 빠져서 보는 남자분들이 분명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내림을 받은 랑종의 '님'(싸와니 우툼마)은 실제 무당인 줄 알았습니다. 어떻게 섭외를 하셨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


 

2. 영화 랑종의 간단한 줄거리 (간략하게)
랑종을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간략하게 줄거리를 적어 봅니다. 태국 북동부 '이산'지역에 낯선 시골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습니다.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야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이라는 뜻) '님'은 어느 날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의 모습들, 무당(랑종)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을 대물림되는 순간이라고 직감하고 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서 '밍'과 '님', 그리고 가족들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합니다. 영화 랑종은 그 과정과 결말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랑종"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영화 랑종의 배경

▶랑종을 못 보신 분들이라면 지무비의 잘 정리된 5분 <랑종> 스토리를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무비 유튜브 채널 <잘 편집된 랑종 전체 5분 스토리>

 

3. 랑종의 팩트 내용 정리

처음 도입부까지는 태국의 전경과 그 속으로 들어가 각 지역마다의 신의 형태들이 나열되면서 천천히 랑종 '님'을 포커싱하는 전개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라서 그런지 관객과 이야기를 주고 나누는 듯한 전개로 이어지며 제작진이 왜 태국에 왔고 무슨 이유로 랑종을 촬영하게 되었는지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자체 느낌이 신선한 전개 방식이라고 생각됐습니다.

 

 

랑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무서운 영화라기보다, 마지막 뭔가 찝찝함이 큰 영화라는 생각에 저는 <랑종>을 보는 동안 계속 생각했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은 분명히 똑같은 생각을 하셨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감독은 이 <랑종>을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곡성과 마찬가지로 강렬하게 들게 되는 영화입니다.

 

 

일단 <랑종>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소재 자체는 모두 태국의 토속 신앙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저는 그 소재들을 바라보는 영화의 전체적인 시각은 오히려 <기독교적인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각본을 직접 쓰고, 이 영화의 제작 전반에 관여한 나홍진 감독 본인부터가 자신의 신앙적인 물음에서 전작인 <곡성>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을 만큼 그는 자신의 기독교적 가치관을 영화에 녹여왔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랑종>에도 나홍진 감독 특유의 기독교적 시각들은 곳곳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랑종 '노이'가 '님'에게 부탁하는 과정

영화 속에서 언니인 '노이'는 신내림을 받은 '님'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너는 바얀 신을 실제로 본 적이 있냐"라고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신의 존재를 그렇게 확신할 수 있냐"라고 말이죠. 그러자 '님'은 본 적은 없지만 온전히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님'은 별다른 내색 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그 질문을 듣고 실제로 "바얀 신"의 존재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님'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저주에 의해서였을 것이라 추정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죠. 그리고 생각해보면 '마닛'의 아내가 '밍'을 가둬놓은 방의 문을 열어버리고만 것, 또한 "바얀 신"의 내림을 받았다고 주장하던 '노이'가 '밍'을 저지하지 못한 것도 역시 의심 때문이었습니다. 

거기다 좀 더 원론적으로 따져보자면 애초에 '밍'에게 악령이 빙의된 것도, 그녀가 신이나 원령 같은 게 어딨냐는 식의 의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랑종

'밍'은 엄마 '노이'와 함께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거나,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 퍼레이드에 참석을 하면서도 정작 신을 향한 믿은 같은 건 전혀 갖고 있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이 영화에서 중요한 단서로 봐야 하는 건 결국 '의심'이고, 신을 향한 믿음이 얼마나 굳건한 지를 항상 되묻는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예상됩니다.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기독교에 가장 중요한 일은 '의심'을 떨쳐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인간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식의 그런 운명적 태도와 인간의 나약함을 마음 깊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그리고 바로 이러한 기독교의 세계관을 우리는 <랑종>에서 발견할 수가 있었습니다.

영화 랑종의 세계관을 알 수 있는 사진들

거기다 '랑종', 즉 무당이나 퇴마사의 힘으로 운명을 거스르려고 시도하는 것은 기독교적 관점에서 봤을 때에는 인간들끼리 면죄부를 만들어서 사고파는 것에 가까운 추항하는 일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니까 <랑종>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그 모든 싸움은 처음부터 무의미한, 결국에는 주어진 운명대로 갈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몸부림이었던 거죠. 

그래서 우리가 영화에서 봤던 것은, 너무 가혹하다 싶을 정도인 악의 만행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그 끔찍한 비극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태국의 무속 신앙을 빌려왔지만 <랑종>이 본질적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통해 바라보는 인간의 나약함이었으니까요. 

 

과거 <랑종> 조상들이 저지른 행위 : 시아버지는 아싼티야 방직공장을 하면서 보험사기를 치다 걸려 자살함, 노이의 남편 '위롯'은 암에 걸려 사망함, 아들 '맥'역시 '밍'과 근친 관계에서 자살한 것으로 추정, 밍의 할아버지가 아싼티야 방직 공장에서 사람들을 감금한 채 불을 질러 살해한 과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랑종>의 신내림이 온 것으로 착각했던 '밍'의 모습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데 모든 걸 종합해 보았을 때 결국 아싼티야와 랑종의 피를 이어받은 건 '밍'밖에 없습니다. 그 마지막 퇴마 의식 날 '밍'의 특이한 상황이 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게 됩니다. '밍'에게 빙의된 악신은 과거 조상들, 남자들이 저지른 죄가 모여서 만든 원혼이라는 결론입니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에 '님'이 갑자기 어디론가 없어진 '밍'을 찾았을 때 공장의 모습을 보면 기괴한 제단들이 있었던 흔적을 볼 수 있는데요. 엔딩에서 나오는 <못에 찔린 인형>은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했던 직원들이 아싼티야 가문을 저주하면서 만들었던 증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혼들은 일종의 영매였던 처음부터 등장한 장님을 통해 다음 타깃을 찾았던 것입니다. 그게 바로 '밍'이라는 것이죠.

 

영화 랑종의 '밍'이 빙의 되는 과정

신에게 벌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 : '밍'의 엄마인 '누이'는 예전 "바야 신"의 신내림을 받지 않고 동생 '님'에게 자신의 속옷을 몰래 입혀 신을 의심하고 무시했던 상황, 자신의 동생 '마닛'이 방직공장에서 일하며 아버지와 함께 저질렀던 끔찍한 만행들, 대대로 이어지는 "바야 신"을 믿지 않고 "예수"를 믿는 반대의 행동, 자신의 집에서는 강아지를 키우면서 개를 도축해서 팔고 있는 행위들이 그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가족들, 대대로 이어왔던 조상들이 과거에 저지른 일들에 대한 속죄의 책임이 자신에게까지 부당하게 돌아오더라도 인간은 그저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으로 암시하며 영화의 스토리가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록 도저히 그 의미조차도 알 수가 없는 끔찍한 비극일지라도,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세계에서 벌어지는 그 모든 일의 뜻을 인간이 파악하려는 것 자체가 기독교적 관점으로 본다면 오직 신께만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영역을 감히 침범하려는 행위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야 신"이 처음에는 집안을 지켜주는 신이었을지 모르지만 믿음이 없어지고 나서 집안의 씨를 말려버릴 결단을 내리고 악귀로 둔갑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유는 마지막 '누이'가 방직공장에서 악귀에게 빙의된 상태에 향을 반대로 꽂는 모습들이 영화의 엔딩 부분과 연결 짓게 됩니다. 

 

영화 랑종 방직공장의 마지막 의식

 

그래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해야만 하는 것은 그저 '의심'을 거두는 교훈을 주게 되는 영화입니다. 생각해보면 <랑종> 영화에서 모든 인물들의 죽음에 '의심'이라는 행위가 크고 작게 개입되어 있었던 것처럼, 여러분들이 만약 '의심'을 갖게 된다면 작중 인물들처럼 구원이랑은 거리가 먼 운명에 언젠가 처하게 될 것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 될 테니까요. 

 

 

<랑종>은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영화 속에 동원해서 인간이 겪을 수 있을만한 모든 고통과 시련을 그려냈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런 무의미한 고난들에도 불구하고 과연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지 질문하기 위해서지 않았을까요? 저의 마지막 추측입니다.

 

골방지기 유튜브 채널 (8분, 새로운 해석 관점이 잘 나와있음)

 

4. 랑종을 보고 나서 느낀 점 (솔직한 후기)

끝으로 저는 <랑종>을 보고 나서 처음에는 아무런 정보 없이 봐서 그런지 가족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이입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가 영화에 집중보다는 갑작스러운 기괴한 행동들이 시점을 흩트리고 화들짝 놀라는 장면이 한군대 있었지만 그것 또한 약간의 "아~ 모야"하는 찝찝한 무서움이었습니다.  

심지어 카메라 맨들에 대한 중간에 어이없는 연출들, 나름 리얼했지만 사실 좀 웃겼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너무 답답하게 대처하는 모든 시나리오의 구성은 영화를 방해하는 요소로 적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은 "무서운 영화보다는 불쾌하고 찝찝한 영화였다"입니다. 진짜 무서움을 느끼기보다는 이 영화에 흥미를 갖고 보시길 원한다면 <랑종>의 간단한 스토리를 꼭 알고 보시길 권장합니다.

 

영화 랑종의 소름돋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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